[한자 이야기]<364>不以雄名疏野賤, 唯將直氣折王侯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雄(웅)은 본래 새의 수컷으로 짐승이나 식물의 수컷을 두루 가리킨다. 雌雄(자웅)은 암컷과 수컷으로 우열이나 강약 등을 비유한다. 雄(웅)은 걸출하게 뛰어나거나 그런 사람을 가리키며, 용감하다 또는 웅장하거나 호방하다는 뜻도 있다. 雄名(웅명)은 뛰어난 명성이다. 疏(소)의 본의는 멀리 간다는 뜻이다. 그로부터 멀다는 뜻과 통한다는 뜻이 나왔다. 親疏(친소)의 경우처럼 疏遠(소원)하다는 뜻 외에, 여기서처럼 멀리하다 또는 疏忽(소홀)히 하다의 뜻도 있다. 소통시키다 또는 분산하다의 뜻도 있으니, 疏開(소개)는 막힌 곳을 터서 통하게 함 또는 공습이나 화재 등을 피해 인구를 분산시킴을 뜻한다. 촘촘하지 않고 성기다 또는 세밀하지 못하거나 거칠다는 뜻도 있다. 疏密(소밀)은 성김과 촘촘함, 疏脫(소탈)은 형식이나 예절에 얽매이지 않고 털털하거나 대범함, 疏略(소략)은 거칠고 간략함을 뜻한다.

野(야)는 들이나 변방 또는 朝廷(조정)과 상대적인 민간을 뜻한다. 질박하다 또는 예절에 얽매이지 않고 방종하다는 뜻도 있다. 賤(천)은 貴(귀)와 상대적으로 신분이 낮음을 뜻한다. 野賤(야천)은 관직이 없는 민간의 미천한 사람을 가리킨다. 唯(유)는 오직의 뜻이다. 將(장)에는 쥐다 또는 잡는다는 뜻이 있다. 여기서는 ‘∼으로’에 해당하며 以(이)와 쓰임이 같다. 直氣(직기)는 올곧은 기상이나 기세이다. 折(절)은 꺾다의 뜻이다. 굴복하다의 의미와 여기서처럼 힐책하다 또는 비난하다는 의미도 있다. 王侯(왕후)는 제왕과 제후를 가리킨다.

韓愈(한유)는 황제에게 강력히 간언하다 사형선고까지 받았다. 그의 곧은 기상과 용기를 칭송한 唐(당) 王建(왕건)의 ‘寄上韓愈侍郞(기상한유시랑)’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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