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사촌 커플… 연인 커플… “호흡은 최고”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주연 커플 색다른 조합

3년 만에 돌아오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2005년 발레로는 이례적으로 전회 매진을 기록한 이 공연은 이번에는 ‘지젤’의 주연을 맡은 네 쌍의 다양한 사연으로 한층 다가온다.

명랑한 시골 소녀와 사랑의 배신에 몸부림치는 여인, 숭고한 사랑을 표현하는 유령 등 다양한 캐릭터인 지젤과 연인 알브레히트는 발레 무용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배역.

이번 공연에서는 지젤과 알브레히트 역은 네 커플이 맡는다.

오프닝 무대에 서는 황혜민(30)-엄재용(29)은 실제 연인 사이. 황혜민은 현역 시절 ‘지젤’로 유명했던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의 애제자다. 황혜민 엄재용은 2005년 헝가리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 공연 때 주역으로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엄재용은 “‘지젤’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며 “평소보다 설레고 사실적인 감정을 표현하려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강예나(33)-이현준(23)은 이종사촌 남매간이다. 강예나는 10년 넘게 활동한 유니버설무용단의 간판스타, 이현준도 입단 1년 만에 수석무용수에 오른 신예다. 이현준은 “예나 누나는 친척이기 전에 엄격한 선배로 매일 혼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경(37)-이원국(41)은 각각 현역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6세 딸을 둔 임혜경은 “출산 뒤 근육이나 몸이 변하긴 했지만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발레리노의 은퇴 기록을 경신 중인 이원국도 “나이가 들면서 연륜이 쌓이고 오히려 수월하게 춤을 출 수 있어 발레의 깊은 맛을 전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재원(38)-안지은(31)도 남다른 케이스다. 황재원은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알브레히트 역을 가장 오래했으나 안지은은 지젤이 처음이다.

발레 ‘지젤’은 1841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뒤 160여 년 동안 공연돼 온 작품. 특히 푸른 달빛 아래 흰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는 군무는 발레사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공연 30분 전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젤’의 관람 포인트를 설명한다. 장면마다 이해를 돕는 자막도 나온다. 3월 20∼23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1만∼6만 원. 02-2204-1039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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