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정신은 1919년에만 필요했던 정신이 아닙니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도 생생히 되살려내야 할 현재진행형 정신입니다.”
동아일보사가 1일 받은 제49회 3·1문화상 특별상(3·1정신 선양 부문)의 심사위원장인 양승두(74·법학) 연세대 명예교수는 “노무현 정부 아래서 우리가 기억하고 발전시켜야 할 자랑스러운 역사를 묵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며 “문인구 3·1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지난해 특별상을 제정한 것도 그런 일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지난해 특별상 수상자인 이원범 3·1운동기념사업회장이 동아일보사를 추천한 뒤 5명의 심사위원이 3개월에 걸쳐 공적 조사와 심사 회의를 열었으며 재단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수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사는 기미독립운동이 일어난 이듬해인 1920년 4월에 창간됐어요. 한 달 뒤인 1920년 5월부터 한일 차별 반대 캠페인을 시작했고, 1930년대에는 제호 밑에 무궁화와 한반도 지도를 넣었죠. 1931년 5월에는 충무공 이순신 유적보존운동을 시작했고, 1931년부터 34년까지 한글보급운동(브나로드 운동)을 전개했어요. 이에 그치지 않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 손기정 선수 사진에서 일장기를 말소했으며 급기야 1940년 8월 일제에 의해 강제 폐간을 당했습니다.”
양 교수는 “한글을 못 쓴다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존재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것”이라며 “동아일보가 일제의 탄압 속에서 우리말로 신문을 발행하고 한글보급운동을 펼쳤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3·1운동을 적극 실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또 “동아일보는 특히 1965년 4월 창간 45주년을 맞아 3·1운동 유적보존운동을 시작해 전국 12곳에 기념비를 세웠고, 3·1운동 50주년(1969년)과 70주년(1989년)엔 기념논문집을 발간하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3·1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조명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1990년대에는 일본 아사히신문과 함께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모색하는 세미나와 공동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이는 일본에 대한 적대주의를 지양하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모색한 3·1정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양 교수는 1일자 동아일보 3면에 실린 ‘안주하지 마라…편가르지 마라…독립선언서는 지금도 외친다’를 비롯한 특집 기사를 높이 평가하고 3·1정신의 현재적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독립선언서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조명한 수준 높은 기사였습니다. 우리 헌법 전문에도 있는 3·1정신을 젊은이들에게 알리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올바른 국가관을 일깨워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3·1정신은 인류의 행복을 추구하는 유엔의 이상과도 맞닿아 있으며, 우리 민족의 재통일에도 지혜와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양 교수는 이어 북한의 3·1운동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한 뒤 “학계와 언론계가 세계사 속에서 자랑스러운 역사였던 3·1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