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락)은 墜落(추락)처럼 떨어지다의 뜻이다. 여기서의 於(어)는 ‘∼에 의해’에 해당한다. 단순히 근거나 원인을 표시하기도 하고, 행위의 주체를 표시하며 문장을 피동태로 만들기도 한다. 虛(허)는 비다 또는 비우다의 뜻이다. 發(발)은 활을 당겨 화살을 쏘는 것이 그 본래의 의미로, 發射(발사)하다의 뜻이다. 여기서의 虛發(허발)은 화살을 메기지 않고 활시위만 튕기는 것을 가리킨다.
경험은 흔히 유용한 지혜를 선사한다. 그러나 극복하기 힘든 심한 재난의 경험은 쉬 지울 수 없는 상처와 두려움을 남긴다. 그래서 유사한 작은 고난에도 쉬 상심하고 무기력하게 꺾이기도 한다. 이런 심리적 병의 치유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며, 자신의 노력 외에도 주변의 꾸준한 이해와 격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房玄齡(방현령)의 ‘晉書(진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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