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분화구’ 아무리 깊다한들, 3단계 치료면 매끈∼
○ 1단계: 염증 치료와 레이저 박피
첫 번째 단계에서는 염증을 치료하고 울퉁불퉁해진 피부를 레이저로 깎아냈다. 염증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먹고 ‘미래의 여드름’이라 할 수 있는 ‘면포’를 주삿바늘로 찔러 짜냈다.
면포는 모공이 막혀 피지가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굳어서 피부 표면이 볼록 튀어나와 있는 것을 말한다. ‘화이트헤드’라고도 불리며 짜면 흰 알갱이 같은 것이 나온다. 화이트헤드가 공기와 만나 색깔이 까맣게 변한 상태를 ‘블랙헤드’라고 한다. 김 씨는 또 ‘엔라이트 레이저’를 시술해 여드름 균을 죽이고 여드름의 붉은 기를 다소 없앴다.
여드름 염증 치료가 끝나자 본격적으로 여드름 흉터 치료가 시작됐다. 워낙 흉터가 깊어 ‘어븀야그 레이저’를 이용해 피부를 많이 깎아내는 레이저 박피를 했다.
어븀야그 레이저 박피는 흉터 부위 피부를 전반적으로 넓게 박피해 표면을 고르게 하는 시술이다. 기존 레이저보다 정교하게 깎을 수 있고 수술 후 색소침착이나 피부가 붉어지는 후유증이 적다.
그러나 레이저 박피는 치료 후 2, 3일이 지나면 딱지가 앉기 때문에 김 씨는 1주일 동안 매일 병원을 방문해 특수 거즈를 교체하면서 드레싱을 해야 했다.
딱지가 떨어진 후 얼굴에 붉은 기운이 남았는데 약 1개월 후 사라졌다. 이 기간에는 피부의 조직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철저히 발랐다.
○ 2단계: 부분적 심부재생술
김 씨는 취직 준비로 잠시 치료를 중단했다가 6개월 후 2단계 치료를 시작했다. 먼저 레이저 박피술을 받아 얼굴 전체의 피부결을 가다듬은 후 깊은 흉터 위주로 치료를 받았다.
이번에 이용된 시술은 ‘크로스요법’이라고 불리는 ‘부분적 심부재생술’이다. 부분적 심부재생술은 피부의 상처에 약품을 넣어 피부세포에 자극을 줌으로써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방법이다. 가는 침을 이용해 파인 흉터에 특수용액을 넣어주면 새살이 올라와 자연스럽게 파인 흉터를 메워준다.
깊은 흉터 이외의 얕은 흉터 치료에는 ‘프락셀 레이저’를 시술했다. 프락셀 레이저는 흉터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피부를 깎아주고 피부 진피 조직에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합성을 유도해서 새 살이 차오르도록 한다. 김 씨는 2, 3주 동안 3회 시술을 받았다.
○ 3단계: 지속적 피부 관리
6개월∼1년에 걸친 여드름 흉터 치료를 끝낸 후 김 씨의 피부는 한층 매끄러워졌다. 거울을 보면서 짜증나는 일도 없어졌고, 여자 친구에게도 과감하게 다가갈 정도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흉터는 사라졌지만 여드름 발생 원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는 “취직을 하면 바쁠 테니까 취업 준비를 하는 동안 피부관리에 신경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진수 원장은 “여드름 흉터를 치료한 후에는 여드름이 날 때마다 먹거나 바르는 약으로 관리해주면 된다”면서 “사춘기 여드름으로 고생하지 말고 방학을 이용해 여드름 치료를 받는다면 화농성 여드름이 악화되거나 심한 여드름 흉터 때문에 고민하는 일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잠깐, 안면홍조를 여드름으로 착각?▼
여드름 치료를 할 때 안면홍조와 헷갈리면 안 된다. 여드름이 아니라 안면홍조인데 여드름으로 오인해 잘못 치료를 받으면 홍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여드름과 안면홍조가 동시에 있는 경우에는 치료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S&U피부과가 지난해 내원한 안면홍조 환자 2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대 환자 중 36명(17.8%), 20대 환자 중 30명(14.8%), 30대 환자 중 24명(11.8%)이 안면홍조와 여드름을 함께 앓고 있었다.
안면홍조와 여드름을 동시에 가졌다면 무분별하게 박피 시술을 받거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여드름 때문에 생긴 색소 침착과 피지·각질을 제거하려고 박피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신의 피부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박피를 너무 과도하게 할 경우 안면홍조가 악화될 수 있다. 박피 후에는 피부 재생을 위해 혈관이 늘어나는데 안면홍조가 있는 경우 혈관이 과도하게 늘어나서 얼굴이 더 붉어지게 된다.
전문의 처방 없이 스테로이드 호르몬제가 들어 있는 연고를 장기적으로 바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오래 쓰다 보면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모세혈관이 확장돼 얼굴이 더 붉어진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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