斧(부)는 날이 한 쪽인 도끼이다. 도끼질하다의 동사로도 쓰인다. 이 글자 아랫부분의 斤(근) 역시 도끼인데 크기가 작은 것이다. 斧斤(부근)은 크고 작은 도끼를 두루 가리킨다. 무게단위로서의 한 斤(근)은 도끼질 한번으로 베어낼 정도의 무게이다. 지금의 중국에서는 물건 종류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500g을 가리키며, kg은 公斤(공근)이라고 한다.
제 솜씨 자랑하기 좋아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운 보통 사람의 공통된 천성이다. 그래서 자칫 공자 앞에서 경서를 논하고 부처님 앞에서 설법하는 것과 같은 잘못을 범하기까지 한다. 그러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자랑보다 제 능력의 솔직한 표현이라면 그 적극성과 용기 또한 소중하다. 위의 구절은 줄여서 班門弄斧(반문농부)라고 하는데, 남에게 쓰면 아무래도 비웃는 말이 될 터이고, 자신에게 쓴다면 겸손한 말이 될 것이다. 明(명) 梅之煥(매지환)의 ‘題太白墓(제태백묘)’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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