莫(막)은 ‘∼하지 말라’는 금지의 뜻이다. 奴(노)는 노예나 종의 뜻이데, 신하나 여자가 자기를 낮춰 이르는 말로 쓰였다. 歸(귀)는 본래 시집가다의 뜻인데 돌아가거나 돌아오다 또는 歸屬(귀속)하다의 뜻으로 확대되었다. 處(처)는 정지하다가 본래 의미로, 동사로는 머물다 또는 거처하다, 명사로는 장소나 위치의 뜻이다.
宋(송)나라 때 태수에게 인정받던 관청 소속의 한 妓女(기녀)가 태수와 사이가 나쁜 상급 감찰관에 의해 음란죄로 옥에 갇혀 고초를 당했다. 그 감찰관이 떠난 후 후임 관리가 그녀를 불쌍히 여겨 호소할 기회를 주었을 때, 그녀가 심정을 토로한 노래의 일부이다. 험한 세상에서의 과거를 잊고 평범한 민간 여인으로서 새로운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오늘날에도 이런저런 사연으로 그러고 싶은 이가 있으리라. 그 기녀의 이름은 嚴예(엄예)이며, 노래는 ‘卜算子(복산자)’이다.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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