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무릎 꿇고… 드러눕고… ‘팝의 디바’ 온몸 열창

  • 입력 2008년 3월 20일 03시 02분


■ 셀린 디온 열정의 내한 무대

그는 가수를 넘어 목소리라는 악기를 자유롭게 다루는 뮤지션이었다. 또 누구보다 자기 노래에 감사하고 감탄하는 관객이었다.

11년 만에 한국을 찾은 팝 스타 셀린 디온(40). 18, 1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테이킹 찬시스 월드투어’에서 그는 온몸으로 자기 노래를 표현했고 온몸으로 노래에 취했다. 절창(絶唱)을 위해서 거침없이 무릎을 꿇었고 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객석을 메운 1만여 명의 관객은 귀뿐 아닌 모든 감각으로 그 소리를 즐겼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어 뉴 데이’ 공연 실황을 접한 관객이라면 이번 공연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는 2003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의 콜로세움 공연장에서 모두 717차례 콘서트를 치렀다. ‘태양의 서커스’ 시리즈를 만든 프랑코 드라곤의 연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과 50여 댄서들의 군무까지…. 한편의 뮤지컬 같았던 그 콘서트는, 아쉽지만 이번 무대에 없었다. 라스베이거스 공연에 비하면 노래를 표현하는 최소한의 안무와 코러스만 있었다.

하지만 내한 무대에서 ‘올 바이 마이 셀프’를 부르는 도중, 반주와 코러스가 멈추고 목소리만으로 이끌어 갈 때 그의 노래는 가장 빛났다. 디온의 목소리를 제외한 모든 소리는 차라리 거추장스러웠다.

그의 내한 공연은 1997년 2월에 이어 11년 만이다. 디온은 ‘파워 오브 러브’를 부른 직후 “공연을 위해 많은 곳을 다니지는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꼭 하고 싶었다. 바로 예전에 섰던 이곳에 다시 서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 신곡 ‘테이킹 찬시스’를 비롯해 ‘비코즈 유 러브드 미’ 등 2시간 동안 26곡을 불렀다.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에게 바친다며 ‘위 윌 록 유’ ‘쇼 머스트 고 온’도 열창했다.

앙코르곡인 ‘마이 하트 윌 고 온’을 끝낸 뒤 그는 한국인 댄서 아디와 더불어, 코러스의 여성 멤버가 입양한 한국인 아들을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공연이 끝난 뒤 그는 “아직 월드투어 초반이지만 지금까지 공연했던 나라 중 가장 행복했다”고 기획사 측에 말했다. 디온은 19일 밤 다음 순회 공연지인 호주 브리즈번으로 떠났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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