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서문에서 집필 목적을 이렇게 밝힌다.
“이전 책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세계화에 대한 논쟁의 방향을 바꾸고, 궁극적으로 세계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정치 과정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전 책이란 그가 2002년 펴낸 ‘세계화와 그 불만’을 가리킨다. 이번 책은 그 후속편 격이다. 요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여전히 세계화를 지지한다. 세계화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모두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이익을 중심에 둔 세계화 진행 방식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됐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세계화와 그 불만에서 세계화로 파생된 문제에 대한 비판에 치중했던 저자는 이번 책에선 그 문제점을 보완할 대안 제시에 중점을 뒀다.
우선 국제기구의 의결 방식을 민주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에서 선진국에 더 많은 표를 할애하고 있는 현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역, 통상에 관해선 선진국의 이해에 휘둘려 불공평해지기 쉬운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보다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 낫다고 강조한다. 그는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을 무조건 보호하는 데 따른 부작용도 지적한다. 예를 들어 비싼 약을 구입할 형편이 안 되는 가난한 나라들이 복제약 생산도 못하기 때문에 에이즈 같은 질병 치료에 애로를 겪는다는 것.
개도국과 빈곤국에 유리하도록 ‘세계화의 시스템’을 고치면 궁극적으로 선진국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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