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82>獨學無友, 則孤陋而難成

  • 입력 2008년 3월 25일 03시 00분


獨(독)은 자식이 없는 노인을 뜻한다. 혼자이거나 외롭다는 뜻이 있으며, 부사로는 다만 또는 但只(단지)의 뜻으로도 쓰인다. 友(우)는 손이 두 개인 모습으로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지니고 돕는 것이다. 그로부터 친구의 뜻이 나왔다. 벗하거나 사귀다의 뜻과 돕다 또는 우애하다의 뜻도 된다. 則(즉)은 흔히 앞에 보이는 조건이나 원인에 따른 결과를 뒤에 나타낸다. 그러나 原則(원칙)이나 規則(규칙)처럼 법칙의 뜻이면 독음이 ‘칙’이다.

孤(고)는 부모가 없는 아이를 뜻한다. 외롭다는 뜻 외에 안목이나 학식이 부족하다는 의미도 있다. 陋(루)는 좁다 또는 작다는 뜻과 천하다 또는 못생기거나 볼품이 없다는 뜻이 있다. 陋見(누견)은 좁은 견해이니 자신의 소견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 된다. 陋醜(누추)는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뜻이고, 鄙陋(비루)는 행동이나 생각이 너절하고 더럽다는 뜻이다. 여기의 孤陋(고루)는 안목이 좁고 견문이 적음을 의미하며, 견문이 부족하다는 寡聞(과문)과 통한다. 고집이 세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음을 뜻하는 固陋(고루)와는 뜻에 차이가 있다. 難成(난성)은 이루기 어렵다 또는 완성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유용한 자료는 풍부하며 그것을 얻는 것도 매우 편리한 시대이다. 그래도 남과의 교류를 통해 함께 보완하며 갈고닦지 않는 혼자만의 공부는 역시 편벽될 소지가 있다. 그것은 친구와 동료 그리고 선후배와 스승이 있어 극복할 수 있다. ‘論語(논어)’에서는 多聞(다문), 즉 견문이 많은 친구의 유익함을 내세웠다. 그들과의 왕래에 비결이 있는데, 오늘은 또 무엇 때문에 그리 바쁜지 모르겠다. 淸(청) 顧炎武(고염무)의 ‘與人書(여인서)’에 보이는데, ‘禮記(예기)’의 말을 약간 바꿨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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