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앞선 두 사람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박진영의 영화계 진출이 어떤 결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영화계 탈영역화가 가속화될 조짐이다.
비영화인들의 충무로 진출 시도는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 가수들의 영화 출연은 남진, 나훈아 등이 활약하던 60년대 말부터 이미 유행을 이루었다. 연기에 이어 ‘충무로 외지인’들이 제작에 도전한 것 중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는 서세원이 1986년 제작, 연출 감독한 ‘납자루떼’이다.
지금은 SM엔터테인먼트 회장으로 보아, 동방신기 등의 스타를 배출한 한류의 킹 메이커인 이수만이 당시 음악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어 92년에는 개그맨 이경규가 ‘복수혈전’으로 다시 한 번 충무로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서세원과 이경규 모두 높은 현실의 벽을 느껴야 했다.
‘충무로 출신이 아니다’며 따돌림을 당했던 ‘비영화인’들의 끊임없는 도전은 2007년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경규는 ‘복수혈전’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종 놀림감으로 회자되는 서러움을 딛고 ‘복면달호’를 선보여 전국 관객 160만명이라는 주목할 만한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경규에 이어 대박을 터트린 사람은 심형래. 90년대부터 꾸준히 영화를 만들었으나 ‘아이들용 영화’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던 그는 ‘용가리’에 이어 ‘디워’를 개봉, 전국 관객 841만명이란 기록을 수립했다. 이 성적은 2007년 최고 흥행 기록이었으며 또한 한국영화사상 ‘괴물’ ‘왕의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에 이어 5위에 올라서는 것이기도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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