鏡(경)은 거울이다. 동사로는 거울삼다의 뜻과 비추다 또는 밝게 살피다의 뜻을 포함한다. 於(어)는 장소를 나타내는 전치사로 쓰였다. 人(인)은 타인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가 헤어지며 거울을 깨 반쪽씩 나누어 징표로 삼아 지녔다가 후에 다시 만났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破鏡(파경)은 부부가 헤어짐을 의미한다. 合鏡(합경)이나 完鏡(완경)은 자연히 헤어졌던 부부의 재결합을 의미한다. 또 鏡鸞(경란)은 거울 속의 난새로 이별의 슬픔을 지닌 부부를 의미한다. 南朝(남조)의 宋(송) 范泰(범태)의 ‘鸞鳥(난조)’시 서문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한 왕이 난새 한 마리를 잡아와 아끼면서 그 울음소리를 듣고자 했다. 그러나 금으로 된 새장과 좋은 먹이에도 슬피 쳐다만 볼 뿐이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자 아내가 일렀다. “그 새는 짝이 있어야 운답니다. 거울을 걸어 비춰주시지요.” 왕이 그 말을 따라 거울을 걸어주자 그 새는 거울 속의 모습을 보고는 하늘을 찌를 듯 한바탕 슬피 울고는 숨을 거두었다.
누구나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며 거울을 본다. 거울이 없으면 물에라도 비춰본다. 그렇게 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그런 거울은 겉모습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군자는 남이라는 또 다른 거울을 잘 본다. 남의 행위를 통해 자신의 참된 수양의 모습을 잘 비춰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면을 비춰 알려주는 거울을 보지 못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墨子(묵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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