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풀이여/무사들이 공명을/꿈꾸던 자취.’ 하이쿠는 5·7·5 17음 형식으로 이뤄진 일본의 시가 형식이다. 17세기 에도 시대, 언어유희로 치부됐던 하이쿠를 예술로 승화시킨 이가 마쓰오 바쇼다. 지금도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 중 하나인 저자가 고독과 은둔을 벗 삼아 세상을 돌며 쓴 여행기를 한데 모았다. 저자에게 여행은 일종의 ‘순수한 예술적 실천’. 삿갓 쓰고 봇짐 진 채 지팡이 하나 짚어가며 떠돌던 방랑시인의 자유로운 영혼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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