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에 선보이는 대표적 황금 유물 중 하나인 ‘쌍(雙)사자 장식 팔찌’.
기원전 9세기∼기원전 8세기에 제작됐다. 페르시아가 세계 제국을 건설하기 300여 년 전이다. 이란 고원과 터키, 아르메니아 지방에서 번성했던 우라르투 왕국의 유물이며 이란 북서부 코르데스탄 지방에서 출토됐다.
이 팔찌는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고 균형 있는 곡선이 인상적이다. 팔찌의 양 끝에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사자의 얼굴을 표현했다. 팔찌의 곡선은 양 끝 사자 장식으로부터 부드럽게 내려오다가 한가운데 아래에서 단면이 삼각형으로 넓어지면서 독특한 조형미를 뽐낸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사자 장식은 갈기와 이빨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사자의 눈, 피부, 이빨 사이로 내민 혀까지 정교하게 조각돼 2900여 년 전 이미 금속 세공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세밀하게 조각된 갈기와 사자 머리 표현은 우라르투의 미술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사자는 페르시아인들의 힘과 위용, 왕권을 상징한다. 이 팔찌를 착용했던 사람은 우라르투 왕국의 왕족이었을 것이다.
우라르투 왕국은 기원전 8세기에 번성하면서 이란 고원에서 메디아인, 아시리아인들과 전투를 벌였다. 히타이트의 뛰어난 철기문화를 계승해 뛰어난 금속문화를 이룩했다. 기원전 6세기 아케메네스 왕조의 캄비세스 1세에 의해 멸망했지만 우라르투인들의 금속 세공 기술은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시는 22일부터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1만 원. 02-6273-4242∼3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