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91>不以物傷性, 將何適而非快

  • 입력 2008년 4월 7일 02시 51분


物(물)은 온갖 사물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뒤의 性(성)과 상대적인 뜻으로 外物(외물) 즉 외부의 환경이나 사물을 뜻한다. 性(성)은 사람의 본성이나 성격 또는 性情(성정)을 뜻한다. 以(이)는 여기에서 이유나 배경을 표시한다. 傷(상)은 해치다 또는 손해를 입히다의 뜻과 다치다 또는 근심하다의 뜻이 있다.

將(장)은 손으로 잡는 것을 나타낸 글자이다. 그로부터 바치거나 전하다의 뜻이 나왔다. 권주가로 유명한 李白(이백)의 ‘將進酒(장진주)’는 술을 바친다는 뜻이다. 또 잡는다는 뜻에서 확대되어 以(이)처럼 ‘∼로써’로 옮겨지기도 한다.

將勤補拙(장근보졸)은 근면함으로써 서투름을 보충한다는 뜻이다. 將帥(장수)나 將軍(장군)의 뜻, 동사로서 거느리거나 통솔하다의 뜻도 있다. 여기서는 將來(장래)나 將次(장차)처럼 가까운 미래를 나타낸다.

何(하)는 ‘어느 곳’에 해당하며 의문사로 適(적)의 앞으로 도치되었다. 適(적)은 가다의 뜻이다. 또 適宜(적의)나 適法(적법)에서처럼 알맞다 또는 합당하다의 뜻, 自適(자적)처럼 편안해하며 즐기다의 뜻도 있다.

非(비)는 새가 날아 내려올 때 두 날개를 등진 모습의 글자로 違背(위배)하다가 본의이다. 그로부터 아니다 또는 없다, 거짓이나 잘못, 비난하거나 꾸짖다의 뜻이 나왔다. 快(쾌)는 유쾌하거나 시원하다의 뜻과 빠르다는 뜻이 있다.

타고난 순수한 성정은 名利(명리) 같은 외물에 의해 해를 입어 근심과 구속이 생겨난다. 그래서 宋(송) 蘇轍(소철)은 너그럽고 편안한 마음으로 순수한 성정을 유지하면 언제 어디서나 즐거울 수 있다고 이른다. 이른바 마음을 비우라는 것이리라. ‘黃州快哉亭記(황주쾌재정기)’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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