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93>馬越險則駑駿別, 刃試堅則鋼鉛見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7분


越(월)은 넘다 또는 넘기다의 뜻이다. 越境(월경)은 국경이나 경계를 넘는 것이고, 越冬(월동)은 겨울을 나는 것이다. 險(험)은 험준하다의 뜻이다. 危險(위험)하거나 陰險(음험)하다는 뜻도 있다. 則(즉)은 조건에 따른 결과를 표시한다. 駑(노)는 둔한 말이다. 굼뜨다 또는 무능하다는 뜻이 있다. 駑馬鉛刀(노마연도)를 줄인 駑鉛(노연)은 둔한 말과 납으로 만든 칼로 변변치 못한 재능을 뜻한다. 駿(준)은 준마로 駑(노)와 상대적이다.

別(별)은 나누다 또는 나뉘다의 뜻이다. 구별이나 헤어짐의 뜻, 따로 또는 다른의 뜻이 있다. 刃(인)은 칼에 점을 찍어 칼날의 위치를 표시한 글자이다.

칼날이나 칼을 가리키며 베다의 뜻도 있다. 試(시)는 시험해보다 또는 검증하다의 뜻이다. 試金石(시금석)은 금의 순도를 시험하는 돌로 사물의 본질이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堅(견)은 단단하거나 굳다는 뜻이다. 윗부분은 굴복한 노예를 손으로 잡고 있는 모습으로 단단한 수단으로 복종시키는 것을 나타낸다. 아래의 土(토)는 땅의 단단함을 나타낸다. 이렇게 의미를 모아 만든 글자를 會意字(회의자)라고 한다. 鋼(강)과 鉛(연)은 강철과 납으로 단단함과 무름을 의미한다. 見(현)은 드러나다 또는 드러내다의 뜻이다. 謁見(알현)은 뵙다의 뜻이다.

어려운 일을 거쳐보면 능력이 드러나고 시련에 접해보면 의지의 굳기를 알 수 있다. 진정 유능하고 의지가 굳은 이는 어떠한 난제나 곤경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꺼이 맞이하며 의욕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한다. 明(명) 何景明(하경명)의 ‘鄭子擢郞中序(정자탁낭중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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