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도심 횟집이 바닷가 분위기 딱 닮았네

  • 입력 2008년 4월 11일 02시 59분


《시원한 바람에 실려 오는 짭조름한 바다 냄새,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 하얀 포말을 일으키면서 내는 파도 소리. 바닷가 횟집에서는 혀보다 먼저 눈과 귀와 코로 맛을 느낀다. 바닷가에서 먹는 생선회가 도시의 특급호텔에서 먹을 때보다 맛있는 이유다. 수협이 직영하는 ‘바다 회상’ 서초점은 도심 속에서도 바다 풍취를 느끼며 회를 맛볼 수 있다.》

수협 직영 ‘바다 회상’ 외식객 손짓

음식점 한가운데 있는 가로 2.6m, 세로 10m의 대형 수족관에는 10t의 물속에 광어, 우럭, 농어, 도미, 줄돔, 방어, 상어, 놀래미 등이 어울려 헤엄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손님들은 수족관 앞에서 먼저 발걸음을 멈춘다.

“광어가 이렇게 큰 줄 몰랐네.”

“저건 꼭 상어처럼 생겼다.”

눈 앞에서 헤엄치는 생선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하는 건 어른과 아이가 따로 없다.

대형 수족관은 단순히 손님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설치된 것만은 아니다.

홍종표 서초점장은 “넓은 수족관에서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는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에 그만큼 맛도 좋다”며 “수족관에는 자외선 살균 정수기를 통해 물이 공급되며 산소 공급기와 정화기가 설치돼 있어 수질이 깨끗하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우리 어민들이 잡는 제철 수산물 사용

수협중앙회가 직원들을 파견해 직접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인 ‘바다 회상’은 우리 바다에서 나는 ‘제철 수산물’을 사용한다. 고객이 요청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는 일부 생선을 제외하면 산지에서 직송한 신선한 우리 수산물을 식탁에 올리고 있다.

중국산이나 동남아산 재료를 사용하기도 하는 일반 횟집이나 일식집과 다르다.

수협중앙회 김진배 경영지원부장은 “어민들의 협동조합인 수협이 직영하는 음식점이기 때문에 어민들이 잡은 수산물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연근해에서 안 잡히는 생선은 불가피하게 수입 산을 쓰기도 하지만 수입 산이라고 원산지 표기를 한다”고 말했다.

바다 회상 재료의 품질은 뛰어나지만 가격은 다른 음식점 보다 저렴하다고 수협중앙회 측은 설명한다.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고 산지에서 직송해 가격 거품을 걷어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홍종표 점장은 “수협에서 직영하는 음식점인 만큼 어민들이 잡은 생선과 조개류가 많이 소비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많이 파는 게 우선이고 이윤을 남기는 것은 그 다음이기 때문에 인근 다른 일식집에 비해 가격이 20% 이상 싸다”고 말했다.

회정식이 점심에는 1인당 2만 원, 저녁에는 3만 원이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에 산지에서 생선이 직송된다. 이때 맞춰 가면 좀 더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02-3478-0631∼4.

○도다리, 우럭, 놀래미가 제철 생선

횟집에서 여러 생선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모둠회나 계절에 상관없이 광어회를 주로 먹는 사람들한테는 ‘제철 생선’이란 말이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생선도 제철에 나는 게 맛있다.

‘4월 삼치 한 배만 건지면 평안감사도 조카 같다’, ‘5월 도미는 소 껍질 씹는 맛보다 못하다’는 속담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제철 생선’은 산란기 1∼2개월 전에 잡히는 생선을 말한다. 생선은 산란기 전후로 먹이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생선살에 탄력이 생긴다. 이 시기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져 맛이 다른 때보다 더 좋다.

도다리, 놀래미, 우럭, 날치, 삼치 등이 봄에 맛이 좋은 제철 생선이다.

특히 도다리는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이 있을 만큼 봄을 대표하는 횟감이다. 양식이 되지 않아 모두 자연산인 도다리는 최근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올라 ‘금다리’로 불린다. 산지에서 거의 소비되기 때문에 서울에서는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수협중앙회 바다마트사업부 김병철 팀장은 “자연산 생선이 많이 나는 철에 맞춰 산지에서 축제가 열리면서 서울로 올라오는 물량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글=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사진=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 영상 취재 : 박영대 기자


▲ 영상 취재 : 박영대 기자

▼생선회 제대로 먹는 법 알아두세요▼

여러가지 생선이 한 접시에 담긴 모둠회가 나오면 무엇부터 먹을까 젓가락 방아를 찧는 사람이 많다.

외관상 맛있어 보이는 생선에 먼저 젓가락이 가지만 회를 먹는 데도 순서가 있다. 기름이 적고 맛이 담백한 생선을 먼저 먹고 기름지고 진한 맛이 나는 것을 나중에 먹는 게 좋다. 보통은 흰 살 생선이 기름이 적고 붉은 살 생선은 기름이 많다.

생선에 따라 고유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회를 한 점 먹고 절인 생강으로 입가심을 한 뒤 다른 회를 먹어야 한다.

생선별로 궁합이 맞는 양념장이 따로 있다.

횟집에서는 고추냉이(와사비)를 간장에 푼 것과 초장, 된장 등을 모두 내놓고 기호에 따라서 선택하도록 한다.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고추냉이 소스에 약간 찍어 먹는 것이 좋다.

굴 등 조개류나 오징어 같은 연체류는 초장에, 지방질 함량이 많은 전어 등은 된장에 찍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상추나 깻잎에 생선회 몇 점을 올려놓고 양념된장과 마늘, 고추를 넣고 싸서 한 입에 넣어 먹는 경우가 많다.

생선은 산성이므로 알칼리성인 야채와 같이 먹는 것은 좋지만 자극이 강한 마늘, 된장과 같이 먹으면 혀의 미각을 둔감하게 만들어 참맛을 느끼지 못한다. 생선회 따로, 야채 따로 먹는 방법이 좋다.

횟집에서 생선회에 레몬 조각이 같이 나오면 비린내를 없앤다는 생각으로 즙을 짜서 뿌리는데 회가 신선하다면 안 뿌리는 게 좋다.

생선회는 활어를 바로 손질해 내오므로 비린내가 거의 없고 생선회의 독특한 맛을 레몬즙이 빼앗아가므로 제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레몬 맛을 좋아한다면 양념장에 짜서 먹으면 된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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