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97>本待將心託明月, 誰知明月照溝渠

  • 입력 2008년 4월 15일 03시 01분


待(대)는 기다리다의 뜻이다. 盡人事待天命(진인사대천명)은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천명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待望(대망)은 기다림 또는 바람을 뜻한다. 또 接待(접대)하다의 뜻과 의지하다의 뜻도 있다. 여기서처럼 바라다 또는 ∼하려고 하다의 뜻도 있다. 將(장)은 손으로 잡다의 본뜻에서 여기처럼 바치다 또는 드리다의 뜻이 나왔다.

託(탁)은 依託(의탁)처럼 의지하다의 뜻, 委託(위탁)처럼 맡기다의 뜻, 請託(청탁)처럼 부탁하다의 뜻이 있다. 託孤(탁고)는 고아를 맡기다의 뜻인데, 군주가 유언으로 대신에게 어린 아들의 왕위를 부탁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중국 長江(장강) 협곡 언덕에 있는 白帝城(백제성)의 託孤堂(탁고당)은 유비가 숨을 거두며 제갈량에게 어린 두 아들을 맡긴 곳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誰(수)는 누구 또는 무엇을 뜻하는 의문대명사이다. 照(조)는 비추다 또는 비추어 보거나 반사시켜 보다의 뜻이다. 밝다 또는 빛나다의 뜻과 햇빛의 뜻도 있다. 溝(구)는 작은 시내나 전답 사이의 도랑 또는 하수로나 성 둘레에 파 놓은 도랑인 垓子(해자) 등을 두루 가리킨다. 渠(거)는 인공의 수로나 해자를 가리킨다. 여기의 溝渠(구거)는 수챗물이 흐르는 도랑, 즉 개골창을 가리킨다.

한쪽은 마음을 바쳐 의지하려 해도 상대는 무정하게도 마음이 딴 곳에 있다. 세상일에는 이렇듯 사랑이나 호의가 일방적인 경우도 많다. 그러면 본의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무시되거나 오해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섭섭함이나 안타까움을 넘어 깊은 슬픔과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明(명) 凌몽初(능몽초)의 ‘拍案驚奇(박안경기)’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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