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이 너무 빨리 자라는 것 같아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모든 기운이 손톱에 가서 그렇다고 말씀하시던걸요.”
4일 첫 방송을 탄 KBS1의 ‘개구쟁이 음악회’(매주 금요일 오후 4시)의 MC를 맡게 된 재즈피아니스트 진보라(21·사진)는 만나자마자 손톱부터 보여줬다.
“‘개구쟁이 음악회’는 어린이 음악 프로그램이에요.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곡을 미리 선정하는데 제가 아이들과 놀다가 즉흥 연주를 하면 아이들은 그에 맞춰 노래를 부르죠.”
이 프로그램은 NG가 없는 것이 특징. “아이가 코를 후비든 졸든 그대로 보여줘요.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자는 거죠.”
그는 “자유로운 환경에서 음악적 영감이 나온다”고 말했다. “청양고추를 먹고 느꼈던 매운 맛, 시장에서 느끼는 활기찬 풍경 등 일상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는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얼마 전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진 소감을 묻자 “선망의 무대에서 첫 연주회를 했는데 합창석을 포함해 사방이 관객으로 둘러싸여 있으니까 신기했다”고 했다.
‘팔색조’라는 별명답게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재즈 연주 외에도 자기 이름을 따서 만든 휴대전화 ‘진보라폰’의 CF 모델이기도 하고 패션모델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음악공부라고 말했다. 내년 1월에 미국 보스턴의 버클리음대에 복학할 예정이다. 그는 “피아노 칠 시간이 부족하다”며 중학교를 자퇴한 뒤 서울재즈아카데미 등에서 음악을 배웠다.
“2년 전 퍼포먼스 전공으로 (버클리음대에) 장학금을 신청했는데 그동안의 활동을 인정받아 합격했어요. 이런저런 활동 때문에 휴학했는데 내년부터는 공부를 다시 하려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철학 법학 등을 공부해 음악에 녹여보고 싶어요.”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