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피델 카스트로는 어른들의 권위적인 태도, 사회 전반의 권위주의적 분위기를 싫어했다. 한마디로 반항기가 많은 아이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는 자신을 때린 학교 사감을 물어뜯고 발길질을 해대는 ‘사건’을 일으켰다. 부모가 집으로 데려오자 “학교에 다시 보내주지 않으면 집에 불을 질러 버리겠다”며 부모를 ‘협박’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사는 동안 계속 반항아가 되게 해준 내 인생에 고마워했다”고 말한다.
대학생 때 좌익 사상에 물들었고,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겠다며 세력을 규합해 몬카다 병영을 습격했다. 실패에 그치자 멕시코로 망명했고, 체 게바라와 손을 잡은 뒤 결국 바티스타 정권을 깨뜨렸다. 1959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입성했을 때 그의 나이 32세였다.
이 책은 올해 2월 49년의 집권을 끝내고 국가평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카스트로의 일대기를 담은 자서전이다. 프랑스의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편집인 이냐시오 라모네 씨가 2003∼2005년 여러 차례에 걸쳐 카스트로를 만나 밀착 인터뷰를 통해 완성한 책이다.
‘독재자’라는 평가에 대해 카스트로는 “나는 지도자로서 집단의 일부였을 뿐이며 쿠바에서 중요한 결정들은 토론의 과정을 거쳐 집단적으로 이뤄진다”며 이를 부인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