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단)은 짧다 또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 글자의 부수인 矢(시)는 화살인데, 고대에는 긴 것을 잴 때는 활을 기준으로 삼고 짧은 것을 잴 때는 화살을 기준으로 삼았다. 결점이나 허물의 뜻도 있다. 截長補短(절장보단)은 긴 것을 잘라 짧은 것을 보충하다, 즉 장점이나 넉넉함으로 단점이나 부족함을 보완한다는 뜻이다.
瘦(수)는 여위다 또는 작고 가늘다는 뜻이다. 瘦瘠(수척)은 여위고 약함을 뜻한다. 서예에서 필체가 가늘면서 힘이 있음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 글자의 부수인 (녁,역)(녁)은 앓는 몸을 사물에 기댄 모습의 글자로 질병을 뜻한다. 長(장)은 갑골문에 따르면 긴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사람의 모습으로 길이가 긴 것이 본뜻이다.
여윈 말은 유난히 털만 길어 보이고 그래서 더욱 값이 떨어진다.
사람 역시 궁핍하면 생활상의 문제에 급급하여 자신의 다양한 생각이나 지혜를 제대로 발휘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일정한 경제력은 능력 발휘에 불가결한 기초이기도 하다. 다만 이 말이 자신의 억울하고 분함을 토로하는 심각한 말로 쓰이지 않고, 남을 도우며 격려하는 말로 쓰일 때 비로소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다. 宋(송) 菩濟(보제) 스님의 ‘五燈會元(오등회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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