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열리는 ‘상상력과 현실 사이’에서는 사연 있는 문인들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소설가 서영은 조정래 최인호 박범신 씨 등 잘 알려진 문인들의 초상화와 자화상 17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
시인 김동환과 소설가 최정희의 딸인 소설가 김채원 씨.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김채원 씨는 어머니가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습을 그렸다. “어머니는 늘 이런 모습으로 내 마음에 자리했다”면서 “어머니가 진정 기다렸던 것은 무얼까 생각해 본다”고 밝힌다. 6·25전쟁 중 부친이 납북된 것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다.
지난해 작고한 김영태 시인은 문인들의 그림을 맡아 그리기로 유명한 화가이기도 했다. 그가 그린 소설가 김지원(김채원 씨의 언니) 씨, 시인 정진규 씨의 초상화와 함께 자화상도 전시된다. 특히 정진규 씨는 김영태 시인이 그린 자신의 얼굴을 징 위에 재현해 눈길을 끈다. 청록파 시인 박두진이 그린 자화상을 아들인 화가 박영하 씨가 동판에 재생한 작품도 돋보인다.
화가 남편 김병종 씨가 그린 소설가 아내 정미경 씨, 화가 아내 양주혜 씨가 그린 평론가 남편 김화영 씨. 화가 배우자가 그려준 문인의 모습은 간결하면서도 내밀하다. 아내를 그려준 뒤 남편 김병종 씨는 “모처럼 (아내를) 앉혀 놓고 보니 신산한 세월의 우수가 지나가는 것이 보여 붓질이 영 착잡하다”며 애정을 표현한다. 6월 15일까지(월요일 휴관). 02-379-3182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