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곳의 교외에 있는 한 건물에 미국인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기업가 중 한 명인 마사 스튜어트가 이 건물에서 살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뜻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연방법원에 의해 이곳에 수감됐다.
자신의 이름을 딴 마사 스튜어트 리빙 옴니미디어의 창립자이며 최고경영자로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던 그는 2002년 생명공학업체의 주식을 내부자 정보로 매매해 4만5000달러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고발당했다. 당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거짓말로 일관하던 그는 결국 공모와 공무집행방해, 위증 등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고 이곳에 5개월 동안 수감됐다.
이곳의 공식 이름은 올더슨 연방교도소로 81년 전 문을 열 때도 화제가 됐다.
미국의 첫 여성 전용 연방 교도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모은 것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었다.
1927년 4월 30일 42만5000m2의 구릉지에 들어선 이 교도소에는 교도소 하면 으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담이 없었다.
수감자들은 기숙사의 2층 침대에서 자고 일부 수감자들은 단층집에서 살았다. 수감자들의 하루 일과는 땅을 경작하거나 사무실에서 타이프 치기 등을 배우는 것이었다. 심지어 음악을 배우는 시간도 있었다. 쉬는 시간에는 배구, 테니스 같은 스포츠도 즐길 수 있었다.
이 같은 환경은 처벌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교화한다는 설립 의도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한 판사는 이 교도소를 ‘일류 기숙학교’라고 했고 마사 스튜어트는 아이비리그의 하나인 ‘예일대’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것도 70여 년 뒤에 문을 연 영국의 첫 여성 전용 교도소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2004년 문을 연 영국의 첫 여성 전용 교도소는 수감자들이 최신 시설을 갖춘 독방에서 생활하며 교도소 내 체육관에는 최신 운동기재들이 가득해 호화판 교도소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우리나라에는 1989년 문을 연 청주 여자교도소가 유일한 여성 전용 교도소다. 청주 여자교도소도 다른 교도소에 비해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렇듯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더라도 스스로 교도소에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걸 보면 역시 사람에게 최고 가치는 자유인가 보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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