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8월 3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사자 장식 황금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에 선보이는 황금 유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자 장식 황금잔’. 기원전 1300년∼기원전 1200년경에 제작됐다.
사자 머리 두 개를 따로 만들어 붙이고 붙인 부분에 사자의 목과 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조각한 것이 특징이다. 본래 사자 머리가 세 개였으나 지금은 두 개만 남아 있고 못으로 고정돼 있다.
돋을새김 기법으로 조각한 사자의 몸에는 등에서 배까지 출렁거리는 갈기를 세밀한 선으로 표현했다. 황금잔 입구와 아랫부분에는 끈 무늬를 조각했다.
이 황금잔이 출토된 마잔다란은 이란 북부에 있는 곳으로 고대에는 ‘히르카니아’라고 불렸다. 이란 북부에서 출토되는 금속 공예품 가운데 이 황금잔처럼 동물 머리를 따로 만들어 붙인 유물이 많다. 특히 이란 서북부 길란 주 마를리크 유적(기원전 2000년∼기원전 1000년)에서 이런 양식의 공예품이 많이 출토됐다.
이 황금잔은 종교의식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동물 머리를 표현한 이 시기의 용기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날개 달린 사자 장식 뿔잔’(기원전 500년∼기원전 400년), ‘숫양머리 모양 뿔잔’(기원전 7세기) 등 후대 페르시아 동물 머리 장식 뿔잔의 원형이 됐다. 이들 유물을 비교하는 것도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가 선사하는 재미 가운데 하나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평일 오후 6시, 공휴일 오후 7시, 수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일반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5월 5일까지 50% 할인). 02-793-2080, www.persia2008.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