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11년 美‘교수형 집행인’ 몰든 사망

자신이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누군가는 죽여야 한다는 말에 일을 떠맡기로 결정했다. 동료 6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들을 놔둘 수는 없었다.

공짜로 하지는 않았다. 1명을 죽일 때마다 5달러를 받았다. 지금 돈으로는 100달러와 비슷하다. 돈을 바라고 시작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기피하니 대가를 받는 건 당연했다.

새로운 일은 예술이나 마찬가지였다. 죽여야 하는 날에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필요한 장비에 정성껏 기름칠을 했다.

그는 스스로를 양심적이라 생각했다. 죽는 사람이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다. 실제로 최대한 빨리 죽였다.

자신의 손에 생명이 달린 사람들이 너무 천천히 걸으면 뒤따라가며 안심시켰다. “자 자, 아무것도 아니야. 전혀 느끼지 못할 거야. 한순간에 해 버린다고.”

말 그대로 한순간이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로프를 목에 걸면 끝났다. 1명을 죽일 때도 있었고 2명을 죽일 때도 있었다. 어느 때는 3명, 어느 때는 4명이었다.

죽은 사람들의 귀신이 무섭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했다. “천만에. 나는 그들(귀신)도 같은 방법으로 죽였어.”

우락부락한 모습이 떠오르지만 사실은 반대다. 키는 165cm에 몸이 약했다. 검은 눈과 머리, 살결은 하얀 편이었다.

처음 생각보다는 많이 죽였다. 22년간, 그의 손에 6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장에서 도망치려던 5명에게는 총을 쏴 버렸다.

가장 많이 죽인 날은 1875년 9월 3일이었다. 1주일 전에 예고하고 6명을 한 번에 처리했다. 이 모습을 보려고 전국에서 5000여 명이 모였다. 기자들은 특종을 잡겠다고 나섰다.

열여덟 살짜리 딸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다가 총을 맞고 숨지면서 그의 삶이 흔들렸다. 살인범에 대한 사형선고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으로 바뀌었다.

그는 현실에, 법 제도에 환멸을 느꼈다. 건강까지 아주 나빠져 원하던 농장 일을 하기 힘들었다.

조용히 숨을 거둔 곳은 테네시 주 존슨 시에 있는 퇴역 군인의 집이었다. 1911년 5월 6일(일부 기록에 따르면 6월 5일 숨졌다).

그는 아칸소 주 포트 스미스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할 때 아칸소 주 서부구역 담당인 연방법원 판사 아이작 파커를 만났다.

범죄가 끊이지 않고 특히 소도둑, 살인자, 절도범, 탈주자가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달아나자 파커 판사는 경종을 울리려고 중범죄자에게 적극적으로 사형 판결을 내렸다. 집행은 조지 몰든의 몫이었다.

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