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삼례읍에 사는 전이기(68) 씨는 5일 아들, 손자와 함께 경북 경주시 천군동의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을 찾았다.
그는 “손자들이 볼만한 내용도 많고 나이 든 사람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어서 마음에 든다”며 “‘신라 왕경숲’을 걸어 보니 신라시대 사람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부터 상시 개장 체제에 들어간 경주문화엑스포공원에 많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3일부터 어린이날인 5일까지 3일 동안 공원을 찾은 관람객은 1만여 명. 3차원 입체영화인 ‘토우대장 차차’ 상영관과 문화기술(CT)체험관에는 종일 줄이 길게 이어졌다.
초등학생 조카 두 명을 데리고 온 김효경(29·여·부산 남구 용당동) 씨는 “조카들이 너무 좋아해 CT체험관은 세 번이나 들어갔다”며 “실감 나는 영상이 어른들도 재미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고 밝혔다.
세계 각국의 화석 3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세계화석박물관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부모와 함께 온 부산 사하구 중현초교 3학년 곽수현(10) 양은 “재미도 있고 공부에도 도움이 돼 그냥 놀이공원에 가는 것보다 좋은 것 같다”며 “화석박물관에서 본 공룡알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주의 명물’로 알려진 골굴사의 스님들이 펼치는 불교무술 선무도는 관람객의 반응이 좋아 이달부터 평일과 주말에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말에만 ‘맛’을 보였다.
KAIST에서 교환 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마티외(23) 씨는 “선무도 체험과 입체영화가 가장 흥미로웠다”며 “한국의 전통무술은 태권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선무도를 접한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상시 개장 후 한 달 동안 문화엑스포공원을 찾은 사람은 총 4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평일에는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단체로 관람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주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대부분이었다.
연휴를 경주에서 보낸 윤창원(36·경기 양주시) 씨는 “우연히 엑스포공원을 지나다 경주타워를 보고 끌렸다”며 “타워에서 뻗어 나가는 ‘달빛 레이저쇼’는 경주의 낭만을 새롭게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은 아주 적은 편이다. 엑스포공원을 ‘국제용’으로 만드는 데는 시설과 프로그램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주엑스포공원 김창훈 문화부장은 “우선 이곳이 문화체험을 하면서 쾌적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전국에 널리 알려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꼭 찾을 수 있도록 독특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