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전은 텃밭 같은 기전. 지금까지 3연속 우승을 했으니 이제 롱런을 꿈꿔 볼 때가 됐다. 여기서 우승해야 GS칼텍스배와 맥심커피배를 포함해 국내 기전 3관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상대가 만만찮아. 역대 전적도 5승 4패로 한 판만 앞설 뿐이네. 끈질겨서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상대야.’(박영훈 9단)
두 기사는 7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 마주 앉았다. 제19기 현대자동차배 기성전 도전기 최종국. 타이틀 보유자인 박 9단이 백을 잡았다.
제한 시간이 1시간으로 짧은 탓인지 초반 진행은 속기처럼 빠르게 진행됐다. 중반 승부처에서 시간을 쏟아 붓자는 전략을 세운 것. 박 9단이 앞서 나가면 백 6단이 금세 쫓아가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다.
중반 무렵 박 9단이 두터움을 활용해 조금씩 격차를 벌리기 시작하자 백 6단이 승부수를 던졌다. 두 기사의 수읽기가 불꽃을 튀겼으나 박 9단이 선방해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우하 귀에서 대마의 생사가 걸린 패가 났으나 흑의 팻감 부족으로 승부가 거의 박 9단에게 기울었다. 결국 백 6단의 대마가 옥쇄의 길을 선택하면서 박 9단이 24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박 9단은 “4번 연속 우승은 의미 있는 숫자여서 기쁘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