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15>一手獨拍, 雖疾無聲

  • 입력 2008년 5월 9일 02시 59분


獨(독)은 혼자나 단독을 뜻하며 자식이 없는 노인을 가리키기도 한다. 단지 또는 다만의 뜻으로도 쓰인다. 이 글자의 부수인 견(견)은 犬(견)의 변형이다. 떼를 짓는 양과 달리 단독으로 행동하는 개와 관련지은 것이 흥미롭다. 무리를 뜻하는 群(군)에 羊(양)을 부수로 쓴 것과 같은 발상이다.

拍(박)은 손으로 치다 또는 두드리다의 뜻이다. 拍手(박수)는 손뼉을 치는 것이고, 拍掌大笑(박장대소)는 손바닥을 치며 크게 웃는 것이다. 음악의 마디인 拍子(박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拍板(박판)은 가락을 맞추는 나무판이고, 拍車(박차)는 말을 탈 때 신는 구두 뒤축에 다는 톱니 모양의 물건으로 말의 배를 차서 빨리 달리게 하는 장치이다.

雖(수)는 양보를 표시하며 ‘비록∼하더라도’에 해당한다. 원래는 도마뱀과 유사한 벌레를 가리키는 글자인데, 그 본뜻은 오히려 드물게 쓰인다. 疾(질)은 질병이나 고통의 뜻 외에 疾風(질풍)이나 疾走(질주)처럼 빠르다는 뜻도 있다. 그 뜻이 모두 矢(시), 즉 화살과 관련이 있다.

無(무)는 춤, 즉 舞(무)의 본래 글자라는 설과 숲이 우거진 것을 나타낸 것이라는 설이 있다. 없다는 뜻은 후에 부가되었다. 聲(성)은 소리나 명성을 뜻한다. 윗부분은 옛 악기인 경석, 즉 磬(경)의 원래 형태이고 아래의 耳(이)는 듣는 것을 나타냈다.

외손뼉은 아무리 빨리 쳐도 소리가 날 수 없다. 그렇듯 지도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참모가 협력하지 않으면 성과가 없다.

정부와 민간의 경우도 그렇고, 노사도 그러하며, 교사와 학생도 다를 리 없다. 심지어 싸움도 맞장구 없이는 안 되지 않는가. 한쪽 손바닥으로는 소리내기 어렵다며 孤掌難鳴(고장난명)이라고도 한다. ‘韓非子(한비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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