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페르시아 아케메네스왕조 경비견을 찾으시오!

  • 입력 2008년 5월 16일 21시 21분


15일 국립중앙박물관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전시실에서 퀴즈를 풀며 유물을 찾는 재미에 흠뻑 빠진 조의정 양(왼쪽)과 한미림 양. 페르시아 아케메네스왕조의 수도 궁성 앞에 세웠던 것으로 추정되는 맹견 마스티프 상(기원전 6세기)을 살펴보고 있다. 윤완준 기자
15일 국립중앙박물관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전시실에서 퀴즈를 풀며 유물을 찾는 재미에 흠뻑 빠진 조의정 양(왼쪽)과 한미림 양. 페르시아 아케메네스왕조의 수도 궁성 앞에 세웠던 것으로 추정되는 맹견 마스티프 상(기원전 6세기)을 살펴보고 있다. 윤완준 기자
"페르시아? 잘 모르겠는데…."(조의정 양)

"이란의 옛 이름이래. 엄마가 우리나라에 처음 오는 진귀한 유물이라고 꼭 보랬어."(한미림 양)

"근데 친구들은 다 상설 전시실로 갔잖아…."(조 양)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입구. 전북 고창군 고창여자중학교 2학년인 단짝 친구 조 양과 한 양은 고민 중이다.

이들은 14~16일 서울에 수학여행 왔다.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에 눈길 가지만 같은 반 친구들은 상설 전시실을 관람하러 간 상황. 어렵사리 기획전시실로 향하다가 다시 망설여진다. '어떤 나라인지 잘 모르는 페르시아 유물이 재미있을까?'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이는 두 소녀의 눈에 팸플릿이 들어왔다.

"이게 뭐지?" 팸플릿을 펴니 '나는 페르시아 탐험대장!'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유물 관련 퀴즈를 풀며 유물을 찾아다니는 것.

"어, 이건 교과서에 나오는 고구려 고분 벽화 수렵도 아냐?" "응. 여기 6번 문제 봐. 수렵도의 활쏘기와 비슷한 장면이 담긴 유물을 찾아보래."

두 소녀는 전시실을 휘휘 돌아 '사냥 무늬 은접시'(사산왕조 페르시아)를 찾았다. 말을 타고 달리며 몸을 뒤로 돌려 동물을 향해 활을 쏘는 모습이 수렵도를 쏙 빼닮았다.

"놀랐다 멀리 떨어진 이란에서 1500년 전 이미 이렇게 닮은 예술품을 만들었다니. 서로 오가지 않았다면 힘들었겠지?"

이들은 더 놀라게 한 건 다음 문제. 페르시아가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와 교류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신라 유물 네 점을 보기로 들고 이중 페르시아의 영향을 받은 유물을 고르라는 것. 이들은 신라 유물이 전시된 곳을 돌며 국보 193호 유리병(5세기)과 보물 635호 '장식 보검'(5~6세기)을 찾아냈다. "이 장식보검은 아까 퀴즈 풀며 찾은 다리우스 1세 동상에 품은 보검과 많이 닮았네!" 두 소녀가 입을 모아 외친다.

"다리우스 왕은 페르시아 왕국 전성기 아케메네스 왕조의 가장 위대한 왕이잖아. 우리도 이만하면 페르시아 박사지?"

두 소녀는 다시 박물관을 돌며 아케메네스 왕조의 수도인 페르세폴리스에 있는 경비견 조각상의 이름을 묻는 문제를 풀었다. "마스티프 상이네! 근데 진짜 사냥개처럼 생겼다"

두 소녀는 퀴즈 풀며 유물을 찾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냥 유물을 보는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했어요. 앞으로 이런 퀴즈 더 많이 만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전시는 8월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수·토요일 오후 9시까지, 일·공휴일 오후 7시까지. 월요일 휴관. 어른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 02-793-2080, www.persia2008.com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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