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뱉은 한마디가 아이들에겐 평생 가요

  • 입력 2008년 5월 17일 08시 56분


“얘! 넌 공부만 잘하면 다니? 글씨가 엉망이야.”

담임선생님은 내 가슴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인데 아직도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거린다. 그 후로 난 열심히 글씨 연습을 해서 학급 서기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선생님의 말투, 아이들의 눈빛은 좋지 않은 기억으로 오래오래 남았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한마디는 어쩌면 평생 가지고 갈 마음의 씨앗이다. 그 씨앗은 해가 되는 것일 수도 있고, 건강하고 훌륭한 것이 될 수도 있다. 그저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가 아이들의 평생을 좌우하는 밑거름이 된다면, 얼마나 조심스럽고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걸까?

어른이 되어서야 난 닥스 선생님을 만났다.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아 붙여진 별명 ‘닥스’. 게다가 어눌한 몸짓, 평범하다 못해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옷차림, 뚱뚱하고 작은 키, 권위적이지 않은 말투… 언뜻 봐선 이 선생님의 위력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하지만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선생님인지 극적인 순간에 그 진가는 발휘된다.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하고, 소외되는 아이들이 없도록 아이들에게 친구를 이해하는 법을 가르친다. 모두가 하나이고 친구라는 걸 말이다. 아이들은 나처럼 이 선생님에게 점점 마음의 문을 연다. 진심으로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운 것이다.하이타니 겐지로의 ‘너는 닥스 선생님이 싫으냐?’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왕따’니 ‘학교 폭력’이 난무하는 요즘, 참 스승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또 아이들 눈높이에서 대화하는 법과 아이의 입장에서 볼 수 있도록 자리를 슬쩍 마련해 준다.

아이의 행동에 “넌 왜 그러니?”라고 하기 전에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를 먼저 생각해 보자.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을 준비하고 조심스럽게, 따뜻하게 말을 건네 보자. 그러면 아이들 마음속에는 건강한 마음의 씨앗이 하나씩 심어질 것이다.

함께 생각해볼 문제

1) 닥스 선생님 반이 되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2) 동이처럼 보통 친구와 다른 아이가 있다면 어떻게 해 줄 건가요?

3) 닥스 선생님에게 짧은 편지를 한번 써 보세요.

일러스트 제공|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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