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컬처’ 강좌 350명 성황
기업메세나 활동 불씨 댕겨
“오늘 음악회를 기획해주신 대원문화재단 측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15일 열린 ‘포니정홀’ 개관 음악회에서 사회를 맡은 피아니스트 신수정 씨의 인사말에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음악홀은 현대산업개발이 짓고, 개관음악회의 연주자 섭외와 프로그램은 대원문화재단(이사장 김일곤 대원주택 회장)이 맡았기 때문이었다.
두 곳의 협력은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와 대원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CEO 대상 ‘뮤직&컬처’ 아카데미가 인연이 됐다. 서울 중구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진행된 이 강좌에는 1년간 350명의 CEO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박은성 지휘자가 이끄는 수원시향, 바이올린 김남윤, 피아노 신수정, 김대진, 강충모, 첼로 정명화, 양성원, 소프라노 박정원 씨 등 스타급 연주자들이 직접 연주하며 강의해 큰 감동을 던져주었다.
CEO에 대한 클래식 강좌는 메세나 활동에 불씨를 댕겼다. 당시 수강생이었던 신상훈 신한은행 행장은 올해 1월 사옥에 ‘신한아트홀’을 개관했고,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포니정홀’을 개관했다.
로비음악회로 유명한 포스코 이구택 회장, 남중수 KT사장 등도 이 강좌의 수강생이었다. 1기에 50∼70명이 되는 CEO들은 강좌가 끝난 뒤에도 소규모 ‘살롱콘서트’ 모임을 계속하며 영재를 후원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러한 CEO들의 클래식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김일곤 이사장은 리즈콩쿠르에서 우승했던 피아니스트 김선욱 씨를 후원했으며, 매년 ‘대원음악상’을 시상해왔다. 그는 요즘 수많은 CEO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통한 기업 경영기법의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신장 전무는 “CEO들이 와인, 미술, 영화, 사진, 클래식 음악을 배우려고 하는 것은 시간이 남아서도, 즐기려 하는 것도 아니고 밑바닥에는 치열한 생존본능이 작동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의 감성과 욕망을 알아야 21세기에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자신의 오감(五感)을 깨우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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