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타인의 아픔 공감할 때 진정한 보수주의 실현

  • 입력 2008년 5월 24일 03시 01분


◇ 맹자,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이혜경 지음/320쪽·1만4900원·그린비

동아시아 근대 사상사를 연구한 저자는 타인에 대한 공감을 뜻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바탕으로 도덕적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왕도정치를 설파한 맹자의 사상을 보수주의로 본다.

그렇게 보는 관점은 이렇다. 맹자가 등장한 중국의 전국시대는 제자백가 가운데서도 도덕보다 법을 중시해 형벌을 엄하게 하는 것이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이라고 주장한 법가가 힘을 얻어가는 시기였다. 그런 시기에 맹자는 도덕을 중시하는 전통으로 회귀하려 했다.

맹자는 선한 인간의 자존감을 지킨 도덕적 엘리트들의 타인에 대한 공감이 사회로 확장될 때 진정한 인(仁)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저자는 그런 생각이 당대의 조류를 거스르는 보수주의였다며 현대 정치에도 영감(靈感)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도덕적 존재라는 맹자 식의 보수주의가 인간은 이익을 좇는 존재라는 시장주의적 보수주의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선설과 측은지심을 중심으로 맹자의 사상을 살피면서 시장의 이익보다는 맹자처럼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기본으로 할 때 진정한 보수주의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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