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의 모토는 ‘Rotterdam Dare’(도전하는 로테르담)입니다. 오케스트라도 굉장히 도전적이라 젊은 인재를 찾는 것 같습니다.”(야닉 네제 세긴) 올해 창단 90주년을 맞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로테르담의 창조적 도시 분위기처럼 ‘야망’과 ‘혁신’을 내세운다. 1980년 사이먼 래틀(현 베를린 필 음악감독)이 25세의 젊은 나이에 로테르담 필의 수석 객원지휘자가 됐고, 발레리 게르기예프(러시아 마린스키극장 예술감독)에 이어 올해 8월에는 32세의 야닉 네제 세긴이 음악감독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야닉 네제 세긴이 이끄는 로테르담 필하모닉이 다음 달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2000년 쇼팽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18세)로 우승한 중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리윈디(李云迪·26)와 함께하는 아시아 투어. 클래식계의 두 ‘젊은 피’의 만남을 앞두고 각각 e메일로 인터뷰했다. 》
○ 꽃미남 피아니스트, 리윈디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리윈디는 올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랑랑과 함께 가장 바쁜 연주자다. 그는 “중국 쓰촨 성 지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 콘서트를 열 예정”이라고 인사말을 했다.
리윈디는 15년 동안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던 2000년 쇼팽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토종 피아니스트였다. 그로 인해 중국에서 수천만 명의 어린이들이 피아노 배우기 열풍에 휩싸였다.
그러나 화려한 쇼맨십을 자랑하는 랑랑과 달리 리윈디는 진지하고 학구적인 자세로 레퍼토리를 넓혀 왔다. 그는 지난해 중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오자와 세이지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라벨 피아노 협주곡,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녹음했다. 그는 “그동안 쇼팽과 같은 로맨틱한 곡을 주로 보여주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카덴차가 나오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 세대교체의 주역, 야닉 네제 세긴
“천재적인 게르기예프에 이어 오케스트라를 맡는다는 것은 대단한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항상 마음을 열고 단원들과 소통했던 점이 높이 평가된 것 같습니다.”
프랑스계 캐나다인인 야닉 네제 세긴은 올해 내한했던 블라디미르 유롭스키(런던 필하모닉), 자난드레아 노세다(BBC필하모닉) 등과 함께 세계 지휘계 세대교체의 주역이다. 그는 2005년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첫 인연을 맺은 후 ‘젊은 사이먼 래틀’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현재 런던 필하모닉의 수석 객원지휘자,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올여름에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테너 롤란도 비야손과 함께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잘츠부르크 축제에 데뷔할 예정이다.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라벨의 ‘라 발스’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그는 “게르기예프도 쇼스타코비치도 즐겨 연주했지만 나는 그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내 능력과 자질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6만∼13만 원. 02-518-7343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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