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 사퇴압력’ 보도과정 싸고 내홍

  • 입력 2008년 5월 29일 03시 00분


“미디어포커스 진행자 개입해 무리한 보도”

사내 게시판 시끌… “추가취재 요구도 묵살”

KBS ‘뉴스 9’가 15일 보도한 ‘KBS 이사, 정권 교체 후 사퇴 압력 받았다’는 기사를 둘러싸고 KBS 내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기사는 “KBS 이사회가 20일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안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라며 “이에 반대하는 신태섭(동의대 교수) 이사가 대학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의 초점은 이 기사의 작성과 보도 과정에서 KBS ‘미디어포커스’의 진행자이자 기자협회 KBS 지회장인 김현석 기자가 지나치게 개입했으며 기사도 부실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사회는 정 사장 사퇴 권고안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라는 내용은 오보라며 보도 경위를 조사하기도 했다.

KBS 노동조합도 28일 보도본부장과 면담을 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지적했으며 기자 전용 사내 게시판에서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게시판에는 이 기사에 대해 “사실 관계를 허술하게 파악해 보충 취재가 불가피한 데다 ‘정 사장 옹호 리포트’로 비칠 가능성이 높은 기사를 기자협회 KBS 지회장 주도로 무리하게 ‘뉴스 9’에 소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사의 흐름이 신 이사의 발언에 주로 의존했고 원래 담당 부서가 추가 취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글도 올라왔다.

논란이 제기되자 김현석 기자는 게시판에 글을 올려 “14일 기자협회 KBS지회 운영위원회에서 (방송에 대한) ‘정권의 압력에 대해 취재 보도하도록 요청하고 해당 보도에 맞춰 성명을 내자’고 결의했다”며 “기사 내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제가 지나치게 개입한 것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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