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문 일답
- 한국에 온 목적은.
“10년 전에 한국에 왔다. 그 때 비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와인바들이 굉장히 많이 생긴 것이다. 한국에 온 이유는 삼성카드, 신라호텔과 전략적 제휴를 해 와인 교육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서다.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한 적이 30년 간 한번도 없는데 이번 제휴로 인해 와인 교육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쓸 수 있게 됐다.”
- 파커 포인트를 매길 때 중요한 기준이 있나?
“토양이나 생산자를 잘 표현한 게 훌륭한 와인이다. 산도, 탄닌, 알코올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 와인이 훌륭한 와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와인을 복잡하게 생각하는데 좋은 와인의 요건은 대단히 간단하다. 훌륭한 와인은 자신만이 갖고 있는 독특함을 잘 표현한다. 이런 점에서 와인을 평가한다. 나에게 와인이란 기쁨을 주는 음료다.”
- 나이가 들면 후각이 떨어진다는데…
“25년 전 맛을 보는 감각(코)에 대해 보험을 들었다. 나이가 들면 감각이 떨어진다는 말에 동의한다. 과학 쪽에서 후각을 연구하는 사람과 인터뷰 한 적이 있는데 25세가 넘어가면 후각을 담당하는 기관이 쇠퇴한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난 시작할 때부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거 아닌가.(웃음) 감각이 떨어진다고 느끼면 그만둘 것이다.”
- 옹호자도 있지만 ‘파커화된 와인’(파커 취향에 맞는 와인)을 만들게 한다며 반대하는 세력도 있는데.
“‘파커화된 와인’은 미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개념은 비판하는 쪽에서 흑백논리로 만든 것이다. 나를 위해서 와인을 만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파커화된 와인은 없다. 전 세계 지역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 스코어를 매기는 이유는.
“점수만 주는 게 아니다. 테이스팅 노트를 쓴다. 젊었을 때 소비자가 와인을 살 때 이게 얼마나 좋은 건지 비교해주는 잣대가 필요한 것을 느꼈다. 그래서 점수를 준거다. 이는 자신이 있다는 얘기도 되고, 책임을 지겠다는 얘기도 된다. 파커 포인트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별이 됐든, 100점 평가 등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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