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친구들아, 내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니?

  • 입력 2008년 5월 31일 02시 52분


◇미안해 미안해/한나 쇼 글 그림·유경희 옮김/32쪽·8500원·주니어김영사(4∼7세)

부자 족제비는 멋진 집과 차를 자랑하고 싶어 친구들을 초대한다. “나는 엄청난 부자이고 중요한 동물이니까 내 파티에 절대 늦지 말도록!”

족제비는 제일 좋은 옷을 차려 입고 친구를 기다리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참다 못해 토끼, 생쥐, 고슴도치, 뾰족뒤쥐네 집을 차례로 찾아간 족제비는 비로소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넌 뻔뻔하고 심술쟁이에다 나쁜 친구야. 그래서 아무도 네 파티에 가지 않은 거야. 게다가 넌 미안하다는 말도 할 줄 모르잖아.”

대체 족제비는 그동안 어떤 못된 짓을 저지른 걸까? 족제비가 친구들에게 한 장난이 유머러스한 그림과 함께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쿡쿡 웃음이 나온다. 고슴도치한테는 몰래 벼룩을 뿌려 온몸을 가렵게 만들기, 고양이를 보내 뾰족뒤쥐를 잡아먹을 듯 겁주기, 칠판에 토끼를 거꾸로 매달아 놓기….

만화 같은 느낌의 재미있는 일러스트 덕분에 악동 족제비 캐릭터가 결코 밉지 않다.

친구가 없으면 아무리 부자라도 소용이 없음을 깨달은 족제비를 통해 아이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일러준다.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큰소리로 “미안해”라고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다시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연 족제비는 말한다.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그림책 앞 뒤 표지의 안쪽엔 ‘유쾌한 덤’이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앞에는 뻔뻔한 족제비의 ‘악덕 돈벌이 사업’들이, 뒤에는 개과천선한 족제비의 선행과 착한 사업이 신문광고 형태로 재미있게 꾸며져 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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