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수천 년 동안 계속된다네. 죽으면 아플까? 외로울까? 무서울까?”
어린이에게 처음 죽음에 대한 생각의 계기를 던져주는 것은 동물인 경우가 많다. 그것은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처럼 절절하고 커다란 충격은 아니다. 기르던 금붕어나 학교 앞에서 사온 병아리를 땅에 묻으면서 느끼는 것은 대개 슬픔보다 신기함이다.
이 책의 세 아이가 동물의 죽음에 대해 보이는 태도 역시 심각하지 않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지빠귀를 묻고 나서 아이들은 말한다. “다음 날 우리는 딴 일을 하며 놀았어요. 완전히 다른 일을요.” 금붕어 무덤에 나무젓가락 묘비를 만들어 세웠던 기억처럼, 이 아이들도 놀이를 통해 어렴풋이 죽음을 배운다.
하지만 그 놀이는 경박하지 않고 경건하다. 죽어가는 존재에 대한 사랑과 동정이 삶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것. 어떤 미약한 생명체이든 그 삶을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 쥐와 벌과 닭과 생선을 위해 무덤을 만들고 시를 쓰면서 세 아이는 삶과 함께 평생 배워가야 할 죽음의 의미에 대해 자연스럽게 눈을 뜬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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