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힘이 곧 정의… 아첨은 출세의 지름길”

  • 입력 2008년 5월 31일 02시 52분


◇아첨론/윌리스 고스 리기어 지음·이창신 옮김/295쪽·1만2500원·이마고

과거에 ‘아첨’은 불명예의 지름길로 찍혔지만 요즘은 잘만 써 먹으면 출세의 지름길로 꼽힌다. ‘아첨론’은 그 아첨의 역사와 아첨의 기술을 정리한 책이다. 일리노이대 출판부장인 저자가 ‘따뜻하고 푸근한 일화가, 유행과 전통이, 낡은 계략과 새로운 계략’이 아첨에 있음을 발견하고 ‘아첨 샅샅이 탐색하기’에 나섰다.

‘보상을 기대하는 칭찬이 아첨이다’ ‘아첨이 눈에 띄려면 상황에 맞아야 한다’ ‘아첨이 늘 즉각적인 보상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야심은 아첨의 동력이다’ ‘아첨은 발전을 장려한다’와 같은 128가지 아첨의 법칙을, 이솝부터 키케로 셰익스피어 라퐁텐 등 역사적 인물들의 풍성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프랑스의 사상가 라로슈푸코는 “칭찬을 받으면 그 값을 하려는 마음에 우리는 장점을 더 키우려고 노력하고, 재치나 용기 또는 외모를 칭찬받으면 그것을 더 발전시키려 힘쓴다”고 말한다. 철학자 플루타르코스는 “온갖 감정, 매 순간, 필요성, 습관과 뒤섞인 아첨은 우정과 분리하기 어렵다”고 인정한다. 셰익스피어는 “아첨 받기를 좋아하는 자는 아첨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읽다 보면 인류가 역사를 생산해 오는 과정에서 아첨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음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아첨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즐겨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자 도구”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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