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함영훈(35) 씨는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챔피언 함기용(78) 선생을 기리는 ‘한국 마라톤이여 힘을 내라’란 주제의 전시회를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연다.
이번 전시회는 함 씨가 함 선생의 종손(從孫)이라 관심을 끈다. 함 씨는 “작은할아버지를 통해 어려울 때마다 민족혼을 심어준 마라톤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복 후 태극기를 달고 처음 국제무대에서 딴 금메달인데 국민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있어 할아버지의 업적을 일깨우기 위해서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함 선생은 우승한 뒤 6·25전쟁을 거치며 금메달을 잃어 버렸다가 지난해 보스턴 마라톤 조직위가 특별히 제작한 금메달을 다시 받을 정도로 국내에선 ‘잊혀진 영웅’이었다.
함 씨는 1950년 당시 함 선생이 대회 직전 워밍업을 하는 모습과 레이스를 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 6·25전쟁 때 메달을 묻고 폐허 속에서 다시 메달을 들고 있는 모습 등을 서술 형식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함 씨는 판화와 회화를 결합한 독창적 화법을 쓰며 ‘그루브(즐거움, 굴곡)’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