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39>日滔滔以自新, 忘老之及己也

  • 입력 2008년 6월 12일 03시 04분


滔(도)는 물이 가득 차거나 넓다는 뜻이다. 滔滔(도도)는 큰물이 막힘없이 세차게 흐르는 모양, 또는 유행이나 세력 따위가 성행하여 걷잡을 수 없는 모양을 가리킨다. 自新(자신)은 스스로 새로워짐 또는 이전의 잘못을 바로잡아 새롭게 자신을 변모시킴을 뜻한다. 앞 구절은 날마다 지속적으로 새로워짐을 큰물이 막힘없고 끊임없이 흐르는 것에 비유했다.

忘(망)은 忘却(망각)처럼 잊다 또는 버려두거나 등한시하다의 뜻이 있다. 忘我(망아)는 자기를 돌보지 않음, 또는 자기 존재를 잊고 物我一體(물아일체)의 경지에 듦을 의미한다. 健忘(건망)은 쉬 잊는다는 뜻이다. 忘年之交(망년지교)는 나이를 상관하지 않고 才德(재덕)을 좋아하여 맺은 교제이다. 忘憂物(망우물)은 근심을 잊게 하는 술의 별칭이다.

及(급)은 사람을 손으로 잡는 것을 나타냈으며, 미치다 또는 이르거나 도달하다의 뜻이다. 관련되거나 비견되다의 뜻도 있으며, 접속사로서 ‘및’에 해당하기도 한다. 老之及己(노지급기)는 忘(망)의 목적어로서 늙음이 자기에게 이름이다.

똑같은 강물을 대하면서 혹자는 흘러가버리는 것을 보며 돌이킬 수 없는 세월을 한탄하고, 혹자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그 연속에 안도한다. 또 혹자는 앞으로 흘러올 것을 상상하며 기대와 호기심이 발동한다.

새로 흘러오는 물길을 대하노라면 흘러간 물길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 그렇듯 다가올 나날 앞에선 지난날을 애석해할 겨를이 없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젊을 수 없고, 오늘은 언제나 어제보다 새롭다. 그렇게 젊음으로 새로운 오늘을 대하며 스스로 새로워질 수 있다면 희망과 기대도 크고 새롭기만 하다. 西漢(서한) 劉安(유안)의 ‘淮南子(회남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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