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63·사진) 씨가 8월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40년 만의 귀향’ 콘서트를 연다. 대중 가수가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12일 통화에서 나온 첫마디가 ‘은퇴’여서 “정말이냐”고 묻자 그는 “서울대 음대 3학년에서 시작된 40년 가수 인생에서 이제야 원 없이 모든 것을 이뤘는데 은퇴 공연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웃었다.
“콘서트홀에는 무대 장식을 비롯한 어떠한 장치도 할 수 없어요. 그저 허허벌판에 나와 발가벗겨진다는 기분으로 오케스트라하고만 공연을 하는 거죠. 멋지지 않아요? 긴 항해 끝에 이제야 가고 싶은 지점에 안착하는 것 아니겠어요. 제 스스로도 대견하고 기특합니다.”
올해 초 가수 인순이 이소라 씨 등이 예술의 전당 대관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어 조 씨는 콘서트홀 공연이 주는 부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잘하면 선례를 남기겠지만 잘못하면 가수를 대표해 책임도 뒤집어써야 한다”며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지휘자 정명훈 씨의 형 정명근 씨가 만든 70인조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 ‘울고 넘는 박달재’ ‘번지 없는 주막’ 등 평소 즐겨 부르던 가요와 성가를 비롯해 ‘별은 빛나건만’ 등 오페라 아리아도 부르고 대표곡 ‘화개장터’도 빠지지 않는다. 아직 공연 레퍼토리를 정하지 못했다는 조 씨는 “기대와 책임감에 공연을 준비하는 하루하루가 끔찍하면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1969년 ‘딜라일라’로 데뷔한 그는 “40년이라고 타이틀을 붙인 것은 스스로 나 노인이다 하는 것 같아 싫다”면서도 “40년 만에 처음으로 친구들에게 ‘내 공연을 봐줘야 한다’고 강요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공연 문의 02-749-1300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