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41>非德之明, 雖察而人不服

  • 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7분


非(비)는 여기서는 ‘아니다’에 해당한다. 또 잘못이나 그릇됨 또는 동사로서 그르다고 하다의 뜻도 있다. 是是非非(시시비비)는 여러 가지 잘잘못의 뜻도 되고,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다의 뜻도 된다.

德(덕)은 도덕이나 품행 또는 은덕이나 은혜의 뜻이다. 德高望重(덕고망중)은 덕이 높고 명망이 대단하다는 뜻으로, 주로 남을 칭송하는 데에 쓴다. 또 福(복)의 뜻도 있으니 人德(인덕)은 人福(인복)과 같으며 어진 덕인 仁德(인덕)과는 다르다. 德之明(덕지명)은 덕을 갖춘 현명함을 의미한다.

雖(수)는 양보의 어기를 표시하며 ‘비록’ 또는 ‘설령’으로 풀이된다. 察(찰)은 살피다의 뜻이다. 자세히 보다 또는 조사하다의 의미와 잘 분별하다 또는 이해하다의 의미가 있다. 洞察力(통찰력)은 사물을 꿰뚫어보는 예리한 관찰력을, 不察(불찰)은 잘 살피지 않은 잘못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분별력, 즉 똑똑함을 뜻한다.

人(인)은 남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또 唐(당) 太宗(태종) 李世民(이세민)의 이름자 사용을 피하느라고 당대에는 民(민) 대신 人(인)을 썼다. 服(복)은 따르다 또는 服從(복종)하다의 뜻이다. 征服(정복)처럼 복종시키다의 뜻도 된다. 服用(복용)처럼 먹다의 뜻, 服務(복무)처럼 종사하거나 맡다의 뜻, 服裝(복장)처럼 옷 또는 입다의 뜻도 있다.

아무리 똑똑해도 덕이 없으면 남이 마음으로 따르지 않는다. 덕이 없으면 그 똑똑함의 의도를 믿을 수 없고 그 사용방식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묘책을 찾지만, 남을 믿고 따르게 할 덕 이상의 묘책은 없다. 믿고 따르게 하는 덕보다 더 큰 역량은 없다. 宋(송) 蘇軾(소식)의 ‘德威堂銘(덕위당명)’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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