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물을 둘러본 김 씨는 “아이들이 처음 보는 조선시대 병장기를 보며 무척 신기해했다”며 “당시 서울로 들어가는 군사적 요충지인 인천이 구한말 외세의 침입에 맞섰던 중요한 역사 유적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11일부터 특별전시실에서 신미양요 특별전을 열고 있다.
신미양요는 1871년 6월 미국이 조선을 강제로 개항시키기 위해 강화도 해협 남쪽을 무력 침략한 사건.
특별전에는 당시 조선 병사들이 미국에 맞서 사용했던 총포 등의 무기와 유물 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당시 미국에서 발행된 신문의 신미양요 관련 기사도 볼 수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전시물은 미군이 전리품으로 약탈해간 수자기(帥字旗).
누런 삼베 천에 장수를 나타내는 수(帥)자가 쓰인 가로 415cm, 세로 435cm 크기의 이 깃발은 총지휘관 어재연(魚在淵·1823∼1871) 장군이 있는 본영에 내걸려 있었다.
당시 어 장군은 강화도 병력 400명과 서울에서 급파된 병력 600명을 광성보(廣城堡)에 배치했다. 그러나 남북전쟁을 거치며 성능이 향상된 총기와 화포, 숙련된 병사 1000여 명을 갖춘 미국 군함 5척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결국 광성보는 함락됐고, 어 장군과 조선 수비병들은 전원 장렬히 전사했다.
광성보를 점령한 미군은 수자기를 내리고 성조기를 올린 뒤 이를 미국으로 가져갔다.
이후 수자기는 미국 메릴랜드 주 애나폴리스의 미국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보관돼 있었으나 문화재청이 반환 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해 10월 10년간 장기 임대 형식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특별전이 끝나면 수자기는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한 뒤 2010년 문을 여는 강화역사박물관으로 옮겨 전시할 계획이다.
어 장군이 고종에게 받은 교지(敎旨)도 눈에 띈다.
전시장에는 어 장군과 당시 전사한 병사들에 대한 묵념을 올릴 수 있는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다음 달 6일까지 오전 9시∼오후 6시 전시되며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어른 400원, 초중고교생은 무료다. 032-440-6125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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