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여는 특별전 ‘엽서 속의 기생 읽기’(18일∼7월 1일)는 부정적이고 퇴폐적인 기생에 대한 선입견을 털어낼 좋은 기회다.
이 전시는 화려한 외모와 노래, 춤, 서화에 능한 ‘종합예술인’이었던 20세기 초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기생의 생생한 면모를 확인하게 해준다. 전시작인 기생 사진엽서 150여 점은 박민일(강원대 국문과) 명예교수가 박물관에 기증한 것.
권번(券番·일제강점기 기생들의 조합) 기생, 각종 잔치 연주회, 박람회, 운동회 등에서 공연하는 기생들, 평양기생학교의 생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연인이었던 기생 왕수복(1917∼2003)의 젊은 시절 모습도 눈길을 끈다. ‘패션 리더’로서 기생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앞이마를 살짝 덮은 헤어스타일에 하얗게 분칠한 얼굴, 붉은색 볼 터치, 붉은 입술 등 당시 유행한 최신 화장법도 흥미롭다. 평양기생학교의 레뷰(노래, 춤을 곁들여 볼거리 위주로 꾸민 상업 연극) 댄스 공연 모습도 인상적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