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梅軒) 윤봉길(1908∼1932) 의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회의가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주최로 18일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에서 열린다.
학술회의에 참석하는 한국 중국 일본 학자들은 각각 윤 의사의 상하이 훙커우 공원 폭탄 의거가 갖는 의의와 한중 양국민의 항일 운동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스위안화(石源華) 중국 푸단대 교수는 주최 측에 미리 낸 발표문 ‘윤봉길 의사와 훙커우의 장거’에서 “윤 의사의 의거 이후 중국 신문들은 정면으로 윤 의사를 칭송할 수는 없었지만 행간에서 중국 인민의 윤 의사에 대한 흠모의 정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 공산당이 파리에서 창간한 ‘구국시보’에서는 윤 의사를 중국의 민족 영웅이라 명확하게 밝혔으며 이는 중국 인민의 윤 의사에 대한 최고의 평가”라고 전했다.
이충양 고려대 교수는 ‘구망정보(救亡情報)를 통해 본 윤봉길 의사의 역사성’이라는 발표문에서 1936년 상하이구국연합회 등 5개 애국단체가 연합해 발행한 신문 ‘구망정보’에 실린 글을 놓고 윤 의사의 의거를 평가했다.
이 교수는 “구망정보 발행 초기인 1936년 5월 17일자에 한인애국단의 명의로 4년 전 윤 의사의 의거를 기리는 장문의 글이 실렸다는 사실은 윤 의사의 의거가 여전히 유효하고 강력한 기제로서 작동되고 있었음을 알려 준다”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윤 의사의 항일 의거는 항일 활동의 구체적 모델이 됐고 당시 중국의 애국단체들에 반제국주의 활동의 구체적인 행동 방향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쑤즈량(蘇智良) 상하이사범대 교수는 ‘윤봉길 의거에 관한 중국 언론의 보도’에서 “사건 발생 후 신문들은 위험과 압력을 무릅쓰고 폭탄 사건의 기획자 김구의 공개서한을 발표해 폭발 사건을 조직하고 실행한 과정과 함께 윤봉길의 약력도 소개했다”며 “이를 통해 윤봉길은 중국인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으며 윤봉길의 희생정신은 중국과 한국인들을 고무시켰고, 장기간의 분투를 거쳐 항일 승리라는 기적을 함께 창조했다”고 말했다.
윤봉길 의사의 중국어 전기 ‘천국의 새’를 쓴 작가 샤녠성(夏輦生) 씨는 ‘한시 신동에서 항일 영웅으로’에서 “윤 의사는 영웅인 동시에 뛰어난 문학가”라며 “윤봉길처럼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역사는 연속성을 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행사 외에도 21일 오전 11시 반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광장에서 ‘탄신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며 ‘윤봉길 의사 생애 사진 및 독립운동 사진전’(19∼22일), ‘매헌 윤봉길 의사 평전’ 발간 출판기념식(20일)이 개최된다. 9월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 추모 음악회’가, 12월에는 일본에서 일본어판 평전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