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개)는 문의 빗장을 두 손으로 받들어 여는 것을 나타냈다. 門(문) 중앙에 가로획을 그은 …(산)은 빗장이다. 그 아래의 공(공)은 두 손으로 받든 모습이다. 여기서의 半開(반개)는 꽃이 반만 핀 것을 가리킨다.
微(미)는 몰래 걷다가 본뜻이며, 드러나지 않다 또는 숨기다의 뜻이다. 微服(미복)은 복장을 바꿔 남의 눈을 속이는 일이나 그런 복장이다. 작거나 적다는 뜻으로 微細(미세)나 微風(미풍) 또는 微力(미력)처럼 쓰인다. 稀微(희미)하다는 뜻, 微妙(미묘)처럼 정밀하거나 심오하다는 뜻, 衰微(쇠미)처럼 쇠퇴하다의 뜻도 있다. 微醉(미취)는 조금 취하다의 뜻이다. 醉(취)의 부수인 酉(유)는 술을 담는 그릇으로 술을 의미한다.
李白(이백)은 한번 마시면 삼백 잔은 마셔야 한다고 했다. 杜甫(두보)는 고래처럼 마시는 豪飮(호음)을 부러워했으며, 蘇軾(소식)은 배 안에서 골아 떨어져 날 새는 줄 몰랐다. 적어도 옛 시가에서는 하나같이 호탕한 음주를 자랑하거나 부러워하며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호탕하게 마시려면 구비 조건이 까다롭다. 심신 상태와 상대가 좋아야 함은 물론이고, 처지 또한 완전히 자유로워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만사가 그렇듯이 適可而止(적가이지) 즉 적당할 때 그쳐야 한다. 적게 마셔 덜 취했다고 다음날 후회하는 일은 결코 없다. 明(명) 洪自誠(홍자성)의 ‘菜根譚(채근담)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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