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라크전쟁을 텔레비전으로 봤다. 어두운 화면 속에서 폭격기가 각종 군사시설에 폭탄을 투하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영됐다. 이 책은 제1차 세계대전 최초의 공습부터 원폭 투하, 이라크전쟁의 공습까지 공습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이로 인한 끔찍한 고통을 고발한다. 공습은 가해자인 조종사와 피해자 사이에 엄청난 공간적 거리가 있다. 저자는 이 같은 거리가 피해자가 흘린 피와 고통에 대한 무감각, 무관심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기실 텔레비전 화면 속 공습 속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게임을 연상시키는 공격과 폭발이 있었을 뿐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