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인공지능 선구자의 변심

  • 입력 2008년 6월 21일 03시 00분


◇이성의 섬/요제프 바이첸바움 외 지음·모명숙 옮김/252쪽·1만2500원·양문

올해 3월 타계한 요제프 바이첸바움(1923∼2008)은 1960년대 심리상담사가 고객 질문에 응답하는 과정을 본떠 만든 프로그램을 개발한 인공지능 연구의 선구자다. 그는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컴퓨터 기술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독일 저널리스트 군나 벤트가 10여 년 동안 바이첸바움을 인터뷰한 결과다. 바이첸바움은 컴퓨터가 인간 두뇌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인간 이성은 기계로 대체될 만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인간 뇌는 살로 된 기계가 아니라는 것. 그는 가치를 판단하는 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모든 것을 프로그램화하려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광기라고 비판한다.

또 컴퓨터를 사회적 가치에서 자유로운 단순한 도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오늘날 컴퓨터가 군사 목적으로 이용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한다. 과학이라는 가치중립적 관점에 매몰되면 컴퓨터 기술이 어리석고 불합리한 가치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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