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희곡 활성화 지원사업’에서 선정된 희곡들이 무대에 올려지는 것. ‘창작희곡 활성화 지원사업’은 극작가들의 개성 있는 문제작을 뽑고 극장 공연에 이르기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70여 편의 후보작 중 4편이 걸러졌고 희곡의 수정작업과 워크숍 등 1년 3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쳐,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하게 됐다.
‘원전유서’(7월 16∼21일·02-763-1268)가 우선 눈에 띈다. 국내 창작극 사상 공연시간이 가장 긴 작품으로 4시간 30분에 이른다. 출연진도 30명이 넘는다. 배경은 본능과 폭력이 지배하는 쓰레기 매립지. 쓰레기와 폐수로 오염된 곳이지만 ‘어진네’는 땅에 씨를 뿌리고 텃밭을 가꾸면서 생명의 탄생을 꿈꾼다. 그러나 쓰레기 밑에서 금이 추출되면서 매립지는 무정부적 상황으로 치닫는다.
신예 극작가 김지훈 씨의 이 작품은 심사에서 “지금까지 본 한국 희곡 중 가장 독특하고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연출은 이윤택 씨가 맡는다.
‘부드러운 매장’(오태영 작·박광정, 민복기 연출·7월 4∼13일·02-743-7710)은 이웃이자 사돈 간인 두 집안을 대비해 보여주면서 한국현대사의 비극을 겹쳐 놓는 작품.
‘초원빌라 B001호’(최은옥 작·윤우영 연출·7월 17∼27일·02-747-2250)는 싱글맘과 그의 딸, 동거인 남자의 이야기다. 여성 혼자서 양육과 가난에 맞서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녹록지 않은 세상살이의 힘겨움을 보여준다.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최치언 작·박상현 연출·8월 1∼10일·070-7594-4406)은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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