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정훈국 사진대 소속 장교로 6·25전쟁이 발발한 날부터 전선을 누비며 전쟁 상황을 렌즈에 담은 임인식(작고) 대위의 사진집 ‘우리가 본 한국전쟁’(눈빛)이 최근 발간됐다.
종군기자로 한국에 온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아들 랜돌프 처칠 기자,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한국 해병대의 함상 작전회의, 서울 수복 당시의 시가전 장면 등 150여 점이 수록됐다.
최인진 한국사진사연구소장은 “임 대위의 사진은 우리 시각에서 전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1950년 6월 28일 한강철교가 불에 타는 장면 등은 유엔군을 따라 외국 종군기자들이 오기 전 상황이어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임 대위가 1950년 7월 10일 충남 전의(연기군)에서 촬영한 총살된 미군 시신의 모습은 AP통신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졌다. 미국 여성 어니스트 심스 씨는 신문에서 이 사진을 보고 “내 아들의 뒷모습과 닮아 이 사진을 붙들고 울었다. 사진을 찍을 당시의 상황을 알려 주면 고맙겠다”는 편지를 임 대위에게 보내오기도 했다.
고인의 아들 정의 씨는 “전쟁에 관한 아버지의 사진집을 좀 더 일찍 내고 싶었지만 지난 10년 정권의 특성상 오해를 살 것 같아 출간을 미뤘다”면서 “요즘 세대가 전쟁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 사진집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